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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항공 시장도 격변기, 메가 LCC 탄생으로 판도 바뀔까

경제 흐름, 그리고 이슈

by laissezfaire 2024. 8. 15.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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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으로 저비용항공사도 변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저비용항공사(LCC) 시장도 판도변화가 불가피할 것 같습니다. 

대한항공은 진에어를 LCC로 두고 있었고, 아시아나항공은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을 자회사로

그래서 대한-아시아나 통합 완료되면 그 아래 세 개의 LCC도 통합작업이 불가피할텐데 그렇게 되면 그야말로 메가 LCC가 탄생하게 됩니다. 압도적이 1등으로 올라가게 되는 거죠. 규모 비교를 해볼까요. 

작년 기준 진에어, 에어서울, 에어부산 LCC 3사의 매출액은 2조5000억원인데요. 원래 LCC 1위인 제주항공의 작년 매출액 1조7000억원을 8000억원 정도 웃도는 수준입니다. 


LCC는 항공기 대수도 중요해요. 항공기 놀리지 않고 계속 돌려요. 아침에 출발한 비행기가 해외 도시에 도착하면 잽싸게 청소하고 채워넣을거 넣고 정비 좀 하고 바로 승객 태워서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는 식으로 매일 뻉뺑이 돌기 때문에 항공기가 많아야 그만큼 노선도, 승객도 많이 확보할 수 있습니다. 항공기대수는 3사 합하면 54대니까, 제주항공 42대, 3위인 티웨이 30대를 한참 웃도는 수준입니다. 

 

이렇게 되면 제주항공이 2위로 내려갈테고,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의 유럽 노선 4개 인수해서 몸집을 적극 키우고 있습니다. 그러니 3강 구도가 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거죠. 

 


티웨이의 주주 구성이 바뀌었어요


그 와중에 티웨이항공 지배구조에 변화가 생겼는데요. 최대주주가 에림당인데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하면 29.74%를 보유하고 있고, 2대주주가 JKL파트너스인데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최근 소노인터내셔널에 매각했습니다. 지난달에 14.9% 인수하고, 이달에 11.87% 인수해서 총 26.77%를 확보했는데요. 최대주주와 지분율 차이가 얼마 안 나네요. 2.97%포인트 정도.

두번째 인수한 지분은 JKL이 보유한 잔여지분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한 건데요. 지분 인수하기도 전에 대명소노그룹이 콜옵션 대금을 미리 지급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인수 의지가 강하다는 의미. 대명소노그룹은 2011년에도 계열사 대명엔터프라이 통해 티웨이 인수 추진했었으니까 오매불망 사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시장에서는 결국 대명소노그룹이 지분 추가로 인수해서 최대주주로 등극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2.97%포인트면 지분차이도 얼마 안 나고 이정도면 시장에서 사모아도 될 수준. 

게다가 최대주주인 예림당은 지난 2월 JKL이 보유한 전환우선주에 대한 콜옵션 포기한 바 있어서 티웨이 최대주주 지위에 대한 욕심이 없는 것 아니냐, 곧 지분을 정리하는 것 아니냐 하는 추측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그렇다면 대명소노그룹이 예림당 보유 지분까지 인수해서 최대주주로 올라가지 않을까. 

 

대명소노그룹은 과거 대명콘도 운영했던 곳인데 지금 브랜드를 다 소노로 바꿨죠. 소노캄, 쏠비치, 소노문 등등. 비발디파크, 비발디오션월드, 소노펠리체CC 등을 운영하고 있는 호텔리조트 그룹이에요. 베트남 하이퐁에도 골프장과 호텔을 운영하고 있어서 항공사를 인수하면 연계해서 시너지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제주항공도 M&A 예고


메가 LCC 탄생에, 티웨이는 유럽 4개 노선 이관받아서 키우고 있는데 제주항공 가만히 있을 수 없잖아요. 최근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가 사내 메일로 “사모펀드가 보유한 항공사의 M&A 기회가 왔을 때 필요하다면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는데, 사모펀드 보유 항공사가 어디일까요. 

 

이스타항공(VIG파트너스), 에어인천(소시어스PE), 에어프레미아(JC파트너스)  이렇게 세곳입니다. .

제주항공은 2005년 설립된 국내 1위 LCC고 국내 전체 항공사 중에서는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에 이어 3위입니다. 
애경그룹이 모기업이지만 그간 M&A에 적극적이진 않았어요. 2020년 이스타항공 인수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올들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에도 관심 보였으니 결국 불참하기로 했거든요. 

그런데 LCC 판도가 바뀔 것 같으니 가만히 있기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인 거죠. 제주항공이 설립 후 20년 가까이 지켜온 LCC 1위 자리를 내줘야할 참이니, 몸집 불려야해요. 중소형 항공사 중에서는 플라이강원이 위닉스에 인수. 사명도 파라타항공으로 바꿨는데 LCC간 합종연횡 M&A 바람이 불 것도 같습니다. 


항공사가 고속버스회사보다 많은 한국

 



세계 항공시장을 보면 우리나라는 과당경쟁이긴 했어요. FSC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두 곳이었던 데다 LCC는 더욱더 경쟁이 치열했거든요. LCC는 국토부가 쉽게 인가를 내주면서 9개가 난립했던 상황. 지방공항을 활성화하겠다면서 인가 내달라고 하니 각각 허브공항 하나씩 잡아서 설립됐던 거죠.한국보다 국토 넓고 인구 많은 미국도 9개인데 우리나라 LCC 개수도 9개. 공동으로 세계 1위입니다. 항공사가 고속버스 회사보다 많다는 얘기까지 나왔을 정도에요. 

 

평창 동계올림픽 한다고 양양 공항 활주로 넓히면서 대형 항공기도 착륙할 수 있게 업그레이드 했는데 막상 올림픽 끝나고 나니 이용객도 없고, 휑한 공항. 

 

그러면서 가격인하 경쟁 심해졌는데 코로나19 터지면서 하늘길 다 막히고 어려운 상황에 처해서 이스타항공은 심지어 운항도 중단했었는데 그래도 VIG파트너스에 인수되면서 AOC 다시 받고 항공기 대수 늘리고 하면서 정상화 과정을 밟고 있고, 플라이강원은 자본잠식에 빠져서 위기를 겪었는데 그나마 위닉스에 인수되면서 새출발했어요. 


항공사 실적은 어떨까



코로나19 끝나고 항공사 실적 호조를 보였지만 지금 환경이 또 우려스러운 상황이에요. 해외 여행객들 늘면서 매출 자체는 늘었습니다. 올해 상반기 국적 항공사와 외항사 국제편 이용객은 4277만명, 전년대비 45% 늘었거든요. 코로나19로 눌려있던 해외 여행 욕구가 진짜 폭발하듯 엔데믹 되자마자 해외에 나가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그러나 항공권 잘 팔려서 돈 많이 벌면 뭐하나요. 비용이 확 늘었는데요. 항공사 수익성을 결정하는 두가지 큰 변수. 바로 환율과 유가인데 이 두가지가 2분기에 너무 안 좋았어요. 항공사들은 외화부채가 많고 달러로 지불하는 금액들이 있기 때문에 환율이 올라가면 부채부담, 이자부담이 늘어나고 지출도 늘 수밖에 없어요. 유가는 말할 것도 없고요. 항공유 가격이 오르면 당연히 비용 올라가고 수익 줄겠죠. 

 

자 항공사별로 볼까요. 대한항공 2분기 매출액은 전년비 14% 늘면서 분기 매출로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2% 감소했습니다. 제주항공 매출액도 전년비 1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를 기록해서 95억원 손실을 보였어요. 당기순손실도 214억 기록했고요. 제주항공 적자는 2022년 3분기 이후 처음이라고 합니다. 진에어 영업이익 나긴 했지만 9억원. 전년대비 95% 정도 줄었고요. 에어부산도 영업이익 47% 감소했네요. 

물론 7월부터인 3분기는 휴가 시즌이고 4분기는 추석연휴, 연말 성수기라서 항공업계에는 기대할만한 시기인데 중동 전쟁 위기로 유가 좀 불안. 하반기에도 고환율 기조는 이어지지 않을까 싶어요. 게다가 지금 일본 지진 나면서 그간 폭발적으로 늘었던 일본 여행객 감소 우려되고, 엔화 싼 맛에 갔는데 최근 엔화 값도 오르고 있으니 황금노선인 일본 노선도 이제 빈 자리가 좀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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