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이라는 건 기업이 빌린 돈을 갚을 능력을 평가하는 것을 말해요.
기업의 현재 차입금이나 부채비율, 영업으로 인한 현금흐름 등을 분석해서
이 기업한테 돈을 빌려주면 떼일 가능성이 어느 정도 인지를 등급으로 딱 보여주는 거죠.
회사채 신용등급은 보통 이런 단계로 나뉘어요.
AAA부터 BBB까지는 부도 가능성이 낮은 투자적격등급으로 분류되고요.
BB 이하는 부도 가능성이 높은 투기등급으로 분류됩니다.
이렇게 신용등급을 누가 평가하느냐,
바로 신용평가사가 하는데요.
S&P, 무디스, 피치 많이 들어봤을 거에요.
이들은 글로벌 3대 신평사고(사실 피치가 좀 약하고 S&P와 무디스가 양대 신평사죠)
우리나라에는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이렇게 3곳이 있습니다.
3사가 과점하고 있는 시장이에요.
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등급평가를 의뢰하면 평가해서 등급을 부여하고
이후에도 기업의 재무상태를 계속 워치하면서 등급을 조정하기도 합니다.
이들 세곳 말고도 서울신용평가도 있지만 여기는 회사채 평가는 못하고
기업어음(CP)과 자산유동화증권(ABS), 단기사채만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인가만 받은 상태예요.
사실 신용평가는 자본시장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업무에요
회사채 발행에만 신용등급을 생각하는데
무보증채권이나 자산유동화증권, PF ABCP 같이
신용공여가 발생할 때 모두 신용등급이 필요
신용등급에 따라 금리가 결정되고
등급이 올라가면 금리가 떨어져서 조달비용이 줄고
등급이 내려가면 금리 올라서 조달비용 올라가
기업 입장에서는 신용등급이 대외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신뢰도나 마찬가지.
그래서 신평업무는 금융위원회로부터 인가를 받아야 할 수 있는
라이선스 업무.
그만큼 공정해야 하고 정확해야 하는 건데
과거에는
신평사의 등급평가에 대한 불만이 엄청 많았었어요.
"신평사가 매번 등급을 올리기만 하니 스스로 존재감을 상실했다"
이런 평가도 나왔었고
등급에 대한 불신이 팽배했고, 불신도 컸어요.
그땐 등급쇼핑도 횡행했는데
회사채를 발행하려면 신평사 2곳 이상으로부터 등급을 받아야 하거든요.
보통은 평가를 하는 쪽이 갑인데
3곳 중 2곳을 골라야 하니까
신평사들이 자기들한테 등급평가를 맡겨달라고 영업을 하는
원하는 대로 후하게 신용등급 줄게요 하면서
그러니 발행사들은 쇼핑 하듯이 등급 잘 줄 신평사 골라서 일감을 주고
3곳과 다 평가계약을 한 뒤에
불리하게 평가한 신평사와 계약을 해지하거나
신용등급을 공시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한편 신용등급을 원하는 대로 안 주면
대기압은 계열사들이 담합해서
이 신평사에는 앞으로 등급평가 맡기지 말자, 왕따를 만들기도 하고
신용등급이 제대로 매겨질 리 없었겠죠.
그러니 기업의 재무위험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해서
대한해운이나 진흥기업, LIG건설, 삼부토건 등
해운사와 건설사들 줄줄이 법정관리 신청할 때에도
미리 이런 불안감을 감지하지 못했고
대응도 미흡했어요.
크레딧 시장에 있는 사람들은 속 터질 일.
그런데 지금은 많이 정화가 된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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