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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증권 매각 나선 한양대, 왜?

경제 흐름, 그리고 이슈

by laissezfaire 2024. 7. 23.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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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증권이 매물로 나왔다


한양증권 15일 공시

당사의 최대주주인 학교법인 한양학원에 확인한 결과, 지분매각을 추진 중이나 매각 대상자, 매각 금액, 매각 방식 및 매각 일정 등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항은 없습니다.

19일 공시

당사의 최대주주인 학교법인 한양학원에 확인한 결과, 한양학원의 지분 매각 규모는 보통주 지분 16.29%중 11.29%인 1,437,590주와 의결권 없는 우선주 지분 14.56% 전량인 76,435주로 확인되었습니다.

구체적인 매각 절차는 교육부의 허가여부 결정 후 진행될 예정입니다.

23일 공시 

당사의 최대주주인 학교법인 한양학원에 확인한 결과, 한양학원의 지분 매각이 교육부에서 승인되었으며, 구체적인 매각절차를 진행할 예정임이 확인되었습니다.

 

그간 한양증권 매각설 나왔을 때마다 아니라고 부인했는데, 이번엔 진짜였습니다. 

지난 2006년 설립자인 김연준 박사가 고령으로 건강에 이상이 생기자 
한양증권 보유지분 전량을 처분하면서 최대주주 지위에서 물러났는데요. 

이때 한번 경영권 매각설이 나왔었고, 
그때도 한양의료원 적자라 한양증권 매각해서 그 돈으로 병원에 투자할 것이라는 썰. 

2008년에는 롯데그룹에 판다는 소문이 돌았는데 역시 부인 공시를 했습니다.   

2022년에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 꽁꽁 얼어붙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냉각
그 타격을 심하게 입어 한양증권이 매물로 나왔다는 소문도 돌았더랬죠. 

그때 한양증권이 전혀 사실이 아니다, 악성 루머라고 일축. 

올해 3월만 해도 창립기념식 하면서 
임재택 대표와 임직원이 한양증권이 처음 설립된 장소와 최초 본점이 있는 명동을 찾아 
설립자의 창업이념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행사를 했었고

그때 임 대표가... 
"설립자의 큰 뜻을 받들어 
한양증권을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가장 튼튼하고 건강한 증권사로 키우겠다"

그랬는데 이번엔 진짜 한양증권이 매물로 나왔네요. 

한양학원이 16.29%
백남관광 10.85%
에이치비디씨 7.45%
김종량 이사장 4.05%(설립자인 김연준 박사의 아들)
그러니까 지금 한양대와 특수관계인이 40.99% 보유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한양학원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중 11.29%를 팔겠다는 것. + 우선주. 

 

첫 본점이었던 명동 찾아가 기념촬영하는 한양증권 임직원. 이때까지만 해도 매물로 나올지 몰랐던. [사진-한양증권]

 


68년 역사를 가진 대한민국 9호 증권사 한양증권 


한양증권 자기자본 기준 국내 30위권 중소형 증권사
1956년에 설립됐고, 대한민국 9호 증권사로 출범했습니다. 
1988년 증시에 상장했고요. 

설립 68년만에 새 주인 찾는 상황..

'청산에 살리라' 가곡을 작곡한 백남 김연준 박사가 
교육보국을 내걸고 1939년 설립한 동아공과학원이 한양대학교 전신. 

한양학원의 안정적인 수입원을 마련하기 위해 
자본금 300만원을 들여 한양증권 설립
그 이후 사명이나 지배구조를 바꾸지 않고 계속 유지



한양증권 실적 좋아서 알짜 증권사란 평가



2024년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196억원, 전년비 22% 늘어 
순이익 134억원, 전년대비 23% 증가, 작년 증권사 순이익 중 25위. 

그럼 작년 한해 실적을 볼까요.

작년 한해 연결 영업이익 463억원, 전년비 24% 늘었고
순익 351억원, 전년비 46% 증가했고. 

그럼 그 이전 해는요?

지난 2021년엔 영업이익 1162억원, 당기순이익 794억원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던 해에요. 그때 부동산 투자 성과가 좋았거든요. 


첫 비한양대 출신 사장, 임재택 매직



이렇게 한양증권 실적이 개선된 데에는 사장 효과가 좀 컸어요.

사실 한양학원은 한양증권 사장 자리를 한양대 출신한테만 맡겼더랬는데요. 
게다가 사학재단이 대주주니 한양증권도 보수적이고 수동적일 수밖에요. 
그래서 은둔의 증권사라는 평가였는데...

그런데 그 관행을 깨고 서울대 출신이 2018년에 사장에 선임됩니다. 바로 지금까지 사장을 하고 있는 임재택 사장. 무려 4번을 연임하면서..

그 이후로 한양증권은 변신에 변신을 거듭. 사업구조나 조직문화가 완전 달라졌어요.
자기매매 비중이 70% 이상으로 절대적이었는데 
임재택 사장 취임 후 채권, 운용, IB에서 고루 수익을 내는 구조로
특히 채권에서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특화해 역량 발휘. 

지난 6년간 자기자본은 2천699억원에서 4천964억원으로 84% 급증
증자나 자본증권 발행 등 별도의 자본증식 없이 이익금만을 적립해 이뤄낸 결과라는 점에서 따봉. 
자기자본이익률 1.7%에서 10.84% 6배 이상 상승. 

부동산 PF 때문에 다른 증권사들 힘든 곳 많은데 한양증권은 또 안전지대였던 게
증권사 대부분 자기자본을 활용해서 PF 영업을 했는데
한양증권은 자기자본 5000억원이 안돼 PF에 직접 돈을 대기 어려워서
주로 주선, 자문 위주로 해서 수수료 수익 비중이 높았다는. 
그래서 부동산 PF 관련 우발채무가 거의 없는

성과보상 체계를 확실히 정립하고 
증권업계 인력들을 빨아들이면서 성장
반기보고서, 사업보고서 때 증권사 연봉킹 한양증권서 많이 나오는게 다 이런 이유에서였다는 것. 


그런데 왜 대주주는 팔겠다고 나선 걸까



힘들어서죠. 당연히. 대주주 사정을 좀 보면
한양학원 재단 소속 계열사들 상황이 안 좋아. 

산하에 건설사인 한양산업개발(HYD한양)이 있는데
주거, 업무시설, 물류센터, 호텔, 인프라에서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개발해온 기업입니다. 

그런데 PF 직격탄을..또르르. 
PF 거래 관련 우발채무가 작년말 기준 4009억원. 전년비 28% 증가. 
한양산업개발 최대주주인 에이치비디씨가 2700억 유동성 지원했으나 
부채비율은 800%까지 치솟았고
지난해 영업손실 375억원, 당기순손실 496억원 기록. 

한양대의료원도 의료파업 장기화로 어려워진 상황. 
작년 한양의료원 당기순이익은 169억원 손실. 

한양학원은 서울병원과 구리병원 운영자금 조달 위해 
지난 4월 금융기관에서 500억원 대출. 
지난달에는 310억원 차입. 

한양학원, 법인수익사업회계 기준으로 
올해 2월말까지 1년간 매출액은 86억원 정도, 영업이익은 35억원 적자, 
그래도 당기순이익은 86억원 플러스

한양학원이 경영난 겪으면서 돈 필요하니 매각에 나선 듯


과연 누가 한양증권을 가져갈까


그간 증권사를 사고 싶어하는 쪽은 많은데 
사실 알짜매물로 꼽을만한 게 없었지만 모처럼 나온 그럴듯한 매물. 

강성부 펀드로 유명한 KCGI가 좀 관심있다 전해진 상태. 
KCGI는 지난해 메리츠자산운용을 인수하면서 공모펀드 시장 진출
여기에 증권사까지 품으면 그야말로 금융투자 골고루 갖춘 셈. 

KCGI는 사모펀드로서 모든 M&A에 관심이 있는 것일 뿐 당혹스럽다고
살짝 부인하는 듯한 뉘앙스이긴 한데 간 보고 있는 느낌. 

신사업 추진하는 대기업도 관심있지 않겠냐 해서 
그래서 LX그룹 등이 거론
그런데 LX는 인수검토에 대해 아니라고 밝히긴 했고요. 

우리금융지주 관심 있으려나. 이미 펀드판매에 집중돼 있는 포스증권을 인수했는데
이후에도 증권사 추가 인수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왔거든요. 
우리종금+포스증권 합병한 우리투자증권 자기자본 1조1000억원. 그러면 18위인데
한양증권 5000억이니 인수하면 13위로 도약 가능. 
그리고 포스증권은 펀드 관련 라이센스가 대부분이라 다른 증권업을 하려면 추가 라이센스 받아야했는데

한양증권을 인수하면 한큐에 라이센스도 확보하고 IB도 강화할 수 있어서 매력적인 것 맞으나

지금 우리금융지주는 ABL과 동양생명 인수에 바빠요.  

임재택 대표가 사모펀드와 손잡고 자금 모아서 경영자인수(MBO) 방식으로 회사를 사는 방안을 고민중이라는 얘기도 들리고요. 

오랜만에 그래도 체급이 되는 증권사가 매물로 나온 데다 
증권사 자체 문제라기보다 대주주의 유동성 상황 때문에 매물로 나온 거라 
원매자들이 나타날 거 같긴 합니다 .


요새 증권사 M&A 큰 장이 다시 열리나



2018년에 SK증권(J&W파트너스), 하이투자증권(DGB금융), 바로투자증권(카카오페이) 주인 바뀌었는데

이후 약 6년 간 증권사 M&A가 없다가 
올해 5월에 우리금융그룹이 포스증권 인수하면서 물꼬를 텄고 
이번에 한양증권 매물로~

업계에서는 사실 증권사 중에서 매물 잠재 후보군으로 꼽는 곳들 있습니다. 
먼저 SK증권. 
SK증권은 사모펀드인 J&W파트너스가 19.6% 보유
근데 J&W가 작년 7월 의료기기 업체 나노엔텍의 지분을 매입할 계획이었는데 매각대금 지급 지연으로 거래가 무산
그러면서 이 사모펀드의 자금력에 의구심이 생기기 시작했고
어찌 됐던 사모펀드가 담은 지 5년 넘어가면서 이제 팔 시점 되지 않았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요. 

흥국증권,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등도
일부는 대주주가 매각 의사가 없다고 선 긋긴 했지만
잊을만하면 매물로 거론되는 곳들이에요. 


증권사 M&A 시장 어떻게 될까



대형 증권사들은 작년 말에 이미 부동산PF에 대해 
충당금 상당히 쌓았고 2분기 실적 괜찮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이 충당금이 혹시라도 환입되면 실적에 플러스. 아마 내년정도 기대해 볼 만

그런데 중소형 증권사들은 실적 부담인 곳들 있는데
SK증권은 지난 1분기 130억원의 당기순손실
하이투자증권은 6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습니다. 

작년에도 상상인, 하이투자, 카카오페이, SK증권이 적자를 기록했고요. 

금융당국 부동산 PF 연착륙 방안 시행되면 
2분기 충당금 부담 커질 수도 있어서 실적 안 좋은 곳들.. 매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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