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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사태 핵심은 상품권, 전조증상 있었다

경제 흐름, 그리고 이슈

by laissezfaire 2024. 7. 25.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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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위메프=티메프

 

신조어가 나왔네요. 티메프. 

 

쿠팡의 늪에 빠져서 티몬과 위메프에선 멀어진 지 오래. 
티몬과 위메프를 찾을 땐 거의 상품권 구매를 위해서였습니다. 

지금 티메프 사태는 휴가 시즌에 여행상품 미리 결제해놨으나 실제 예약이 안돼 휴가를 망칠 위기에 놓인 소비자들이 부각되고 있지만 사실 티메프 사태의 핵심은 바로 상품권.


티메프서 주로 산 상품권, 왜 살까


상품권 뭐가 문제일까

상테크하는 분들은 잘 알거에요. 티몬과 위메프에 올라오는 상품권 딜. 

보통은 해피머니로 많이 하고

북앤라이프 도서문화상품권, 컬처랜드, 문화상품권 등등도 해요. 

 

이런 상품권 다 쓸 수 있는 곳들이 있으니 현금등가물인데 

티몬이나 위메프에 올라온 딜에서는 할인해서 판매하니 

할인된 가격에 사서 상품권 액면에 표시된 금액만큼 재화나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고

그만큼 돈을 아낄 수 있는 셈. 

 

그러나 요새 상테크는 이런 할인을 바라고 하는 수요보다는

항공사 마일리지 쌓기 위해 하는 경우가 많아요. 

 

상품권 구매시 보통은 마일리지가 쌓이지 않는데 몇몇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는 쌓입니다. 

그런 카드로 상품권을 사서 몇 단계 거쳐 현금화를 하면 싼 값에 마일리지를 사는 효과가 있는 거죠. 

 

해피머니를 예로 들어볼게요.

▶5만원권 상품권을 4만6300원(이 정도 가격이 보통은 리즈너블하다고 봅니다)에 20장 삽니다.

총 결제금액 92만6000원. 

핀번호가 바로 문자로 오죠. 그럼 해피머니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에 가서 일일이 핀번호를 입력해 해피머니로 전환합니다. 내 계정에 100만원의 해피머니가 적립됩니다. 

페이코앱을 열어 해피머니를 페이코 포인트로 전환해옵니다. 이떄 전환 수수료가 발생해요. 8%. 

그럼 100만원의 해피머니는 92만원의 페이코 포인트로 전환됩니다. (먼저 네이버포인트로 100원 정도 보내기를 해야 현금 송금이 가능) 

92만원을 내 통장으로 송금하기 하면 6000원에 대략 900마일 정도를 쌓게 되는 겁니다. (카드에 따라 마일리지 적립률이 다르긴 한데 1000원당 1마일이라고 가정했을 경우)

 

신용카드는 보통 한달에 상품권 결제 한도가 100만원인데

체크카드는 무제한인 경우가 있거든요.

그래서 이걸 카드 여러개 동원해 한달에 1000만원씩 돌리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진짜 부지런해야 가능한. 

 

이렇게 모은 마일로 비즈 타고, 퍼스트 타고 하는 거죠. 

생돈 내고 타기엔 너무 비싸니. 

 

이런 상품권 판매는 티몬과 위메프가 양대 축이었어요. 

티몬 아니면 위메프. 


지금 결제해, 한달 뒤에 줄게


 

그런데 좀 이상하다 싶었던 게 선결제 상품권 판매가 등장한 겁니다. 

선결제라는 게 그렇죠. 돈 먼저 주고, 나중에 재화나 서비스를 받는. 

재화의 경우 재고가 없어서, 혹은 인기가 너무 많아서 수급이 딸리는 경우. 

소비자가 아쉬워서 일단 결제 먼저 할게, 물건은 나중에 다오. 

서비스는 이용 편의성을 위해, 혹은 좀 할인을 받을 수 있다면

일단 결제할 테니 원할 때 서비스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다오. 

 

그런데 이건 상품권이란 말이죠. 

상품권은 현금등가물이니 재고가 부족할 리 없잖아요. 

이건 철저히 자금문제였던 거죠. 

 

티메프가 싸하다는 느낌이 든 건 선결제 딜이 올라오기 시작하면서부터예요. 

기억에 올해 1월 처음 선결제 딜이 떴을 때  100만원어치 구매했는데 

그때도 이런 딜이 올라오는 거면 자금 문제가 있다는 얘기인데.. 

조마조마해하면서 한달 정도를 기다렸는데 핀번호 잘 받았아서 현금화를 잘 했어요.

뒤로도 몇번 선결제 딜 올라오면 상품권 사서 현금화했는데..

 

최근에는 역마진 감수하고 올라오는 딜이 많길래 느낌이 싸해서 안 샀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5만원권을 4만6000원 이하에 팔면 수수료 8%를 내도 결제한 금액, 혹은 그 이상이 통장으로 들어오니

추가 비용 하나도 안 들이고 마일리지를 얻는 셈이라. 

4만6000원이 마지노선이었는데..


 

역마진 딜이 자꾸 올라와


6월이 되니 4만6000원, 진짜 수지타산 하나도 안 맞을 이런 딜이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좀 지나니 100원 빠진 4만5900원 딜까지. 

 

텔레그램에서 이런 정보를 주는 채널 알림을 받고 있거든요. 

 

심지어는 7월 초에 이런 딜까지 올라옵니다.  4만5800원.. 그 다음날엔 100원 더 떨어져서 4만5700원. 

이러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마일리지도 얻고, 돈도 버는 겁니다. 다만 모두 선결제라 다음달까지 기다려야하지만. 

5만원권을 4만6000원 이하로 팔면 뭐가 남지? 

 

 

이건, 그만큼 티몬이나 위메프가 돈이 급했다는 방증이기도 하죠. 

상품권 선결제로 판매해 놓고 대금 들어온 걸로 다른 거 돌려 막기를 한 게 아닌가 싶네요. 

 

예전에 유럽 여행할 때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닉에서 오스트리아 비엔나까지 가는 항공권을

저가항공이 갑자기 1+1으로 세일하길래 덜컥 샀는데 

이동 당일에 공항에 가보니 그 항공사 파산했다고 해서 고생한 적이 있었거든요. 

 

자금흐름에 문제가 생기면 일시적인 유동성 확보를 위해 

판매사, 혹은 커머스 업체들은 파격 할인을 합니다. 

거부할 수 없는 아주 매력적인 조건으로. 

그게 바로 전조증상. 워닝 시그널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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