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노벨상으로 본 AI의 위상

경제 흐름, 그리고 이슈

by laissezfaire 2024. 10. 15. 21:27

본문

'인공지능이 대세' 확인한 노벨상

 

올해 노벨상은 한강 작가의 문학상 수상으로 우리나라엔 경사였는데, 이에 앞서 발표한 물리학상, 화학상을 보면 이제 정말 AI가 학문으로 자리잡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지난 7일에는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를 발표했어요. 미국 생물학자 빅터 앰브로스와 게리 러브컨이 마이크로RNA 발견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탔고요. 

 

8일에는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존 홉필드와 제프리 힌턴 교수가, 9일 발표된 노벨 화학상 수상자는 미국 생화학자 데이비드 베이커 교수,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 경영자(CEO)·존 점퍼 연구원으로 결정됐어요. 데비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의 아버지로 유명한 사람이에요. 물리학상과 화학상 모두 AI 관련 인물이 받았는데 AI의 연구 분야의 노벨상 수상은 이번이 처음. 

 

화학상 수상자의 공통점은 단백질 구조 예측을 위한 인공지능을 개발했다는 점입니다. 베이커 교수는 로제타폴드, 딥마인드는 알파폴드라는 AI를 개발해 공개했는데요. 

 

단백질이라는 게 인간을 비롯해 생명체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역할을 하는 요인이에요. 그래서 단백질 구조를 이해하면 질병의 원인을 파악하고 치료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단백질 구조는 인류가 그동안 쉽게 정복하지 못했던 영역이었어요. 그래서 신약 개발하는데 수조 원이 들고, 기간도 십수년이 걸렸던 건데요. 

 

이들의 연구로 인해 알려지지 않은 단백질이 주어지면 AI를 통해 그간 단백질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하고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고, 단백질을 설계하는 단계까지 발전한 거예요.이렇게 되면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 같은 백질 관련 질병 발병 원인을 밝혀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알파폴드가 개발된 후 3년간 약 2억개의 단백질 구조가 확인됐다고 하고요, 로제타폴드는 신약후보물질 14901490만 개를 생성해 공개했다고 합니다. 그 덕에 신약개발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고 난치병을 극복할 수 있는 길도 열렸습니다. 

 

물리학상을 받은 존 홉필드 미국 프린스턴대 명예교수와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는 인공 신경망으로 머신러닝을 가능하게 한 공로를 인정받았어요. 이 머신러닝이 현재 과학, 공학 등에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홉필드 교수는 91세고,  힌턴 교수는 76세에요. 이들이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초반에 연구해서 ai의 기초를 닦은 게 지금 인정을 받은 거에요. 그동안 노벨상은 인간의 창의성이나 과학적 발견에 대한 순수 학문 연구에 주어졌어. AI는 순수 학문이라기보다는 프로그램, 기술, 도구로 여겨졌는데 이제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인류의 삶을 바꿔놓은 과학, 학문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듯 합니다. 순수 학문 분야에 수여되던 노벨상 무대의 중심에 AI가 서게 된 셈이에요. 

 

오픈AI의 CEO인 샘 올트먼이 다음 노벨상 후보가 될 수 있다는 밈도 생겨날 정도예요. 

 

노벨상 수상자조차도 위험성 경고.

 

수상자들이 AI 기술 개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상 받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수상소감에서 다 AI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워낙 요새 딥페이크 같은 AI 문제들이 이슈가 되고 있기도 한데요. 

 

힌턴 교수는 구글에서 AI를 주도적으로 개발하다가 지난해 그만뒀어요. AI 기술이 결국 인류에 해를 끼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인데요. 힌턴 교수는 'AI 종말론자'로 불릴 정도로 AI 기술의 인류 위협을 경고해온 AI 규제론자로 통하기도 합니다. 

 

힌턴 교수는 노벨상 수상 후에도 "AI가 산업혁명에 비견될 것"이라고 하면서도 이것들이 통제불능 상태가 될 수 있는 위협에 대해 우려해야 한다고 또 경고했습니다. 정부가 대기업들이 안전성 연구에 더 자원을 쓰도록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어요. 

 

홉필드 교수도 수상소감에서 "물리학자로서 통제할 수 없고 한계를 파악할 수 없는 것에 큰 불안함을 느낀다"라고" 말했어요. 

 

AI, 머신러닝 등이 인류의 삶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지만  윤리적인 면에서의 문제점도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게 사실이에요. 딥페이크 논란이 대표적. 

 

심지어 인공지능 기업인 xAI를 경영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도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AI 규제 법안 지지한다고 밝히기도 했어요. 이 법안은 AI 개발사가 대규모 언어모델에 대한 안전 테스트를 수행하고 모든 알고리즘에 의한 결정이 편향되지 않았음을 입증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번 노벨상의 의미가  AI의 기술적인 혁신, 학문으로서의 중요성을 인정한 계기일 뿐 아니라 윤리적, 법적, 사회적 측면에서 이걸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가 중요하다는 점을 경고한 계기도 될 거라 봅니다.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는 것이죠. 

우리나라 AI 기술은 지지부진

우리나라도 기술개발에 있어서는 뒤쳐지지 않는 민족인데, 그렇다면 AI로 노벨상 한번 노려볼만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요. 문제는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AI기본법 제정은 계속 미뤄지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지금 발의된 AI 관련 법안은 산업진흥 보다 규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우리나라 현재 AI 관련 법안은 11개인데 내용 보면 진흥법이라고는 하는데 실질적으로는 규제법이에요. 제품, 서비스 출시 전 심의 받도록 한다거나 딥페이크 같은 고위험 AI를 정하고 이를 위반하면 징역이나 벌금에 처하는 처벌규정. AI분쟁조정위원회설치하는 내용 등 담고 있거든요. 

 

정부는 AI 산업 육성에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한국이 갈라파고스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나오는 이유입니다. 민간기업과 정부, 국회가 따로 놀면서 시간만 허비하고 있는 셈이죠. 

 

영국의 토터스인텔리전스가 매년 발표하는 글로벌AI지수를 보면 한국은 AI 모델 개발분야 3위인데 이를 뒷받침할 기초연구 분야에서는 1313위예요. AI 산업에 대한 법·제도 상 규제 등을 평가한 운영 환경 분야에서는 35위입니다. 

 

지난해 한국의 AI 민간투자액은 139000만 달러(18000억 원)인데 미국은 6722000만 달러(893000억 원) 투자

50분의 1에도 못 미쳐요. 투자액에서도 크게 차이가 나는데 지원도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스탠더드를 만들어가는 빅테크를 따라가기도 벅찬데  선진국 규제 법망도 피해야하는 과제도 안고 있어요. 

희소식과 비보를 동시에 접한 구글, 분사 위기?

 

화학상을 받은 구글 딥마인드 CEO와 연구원, 그리고 물리학상의 힌턴 교수도 지난해까지 구글에서 일했어요. 올해 노벨상 받은 사람 중 3명이 구글과 인연이 있는 인물인데요. 

 

노벨상 발표 직전에 미국 법무부는 구글의 온라인 검색시장 독점에 따른 폐해를 완화하기 위해 사업 일부를 매각하도록 워싱턴 DCDC 연방법원 재판부에 제안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악재와 호재가 동시에 날아든 셈이랄까요. 

 

크롬과 플레이, 안드로이드를 구글이 구글 검색과 구글의 검색 관련 제품, 기능을 유리하게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없도록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건데요. 구글의 유통 통제를 끝내는 것뿐 아니라 구글이 향후 이 같은 유통을 통제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구글의 과거 지배력이 AI 사업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검토한다는 거죠. 

 

실제로 이같은 조치가 이뤄지면 구글의 주요 수익 엔진이 약해지고 인공지능 분야 발전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다만 실제 해체로 이어질지는 의문입니다. 다음달 20일에 최종안이 나오는데 그 안을 확인해야 하고요. 구글 제재 방안이 내년 8월 돼야 최종 결정될 수도 있고, 항소할 경우 몇 년이 더 추가될 수도 있는데 그 사이에 시장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경우 2000년 분할 명령을 받았다가 결정이 뒤집혔는데 그 사이에 어차피 혁신에 실패하며 영향력이 약해지기도 했습니다. FT는 법무부가 구글 해체를 실행하면 미국의 기술 산업의 영향력이 약해질 것이라며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미디엄 테크'(중견 기술기업)가 될 수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습니다.

국정감사에 나온 구글코리아 대표의 태도 논란

최근 과방위 국감에 구글코리아 대표가 출석했죠. 대부분의 질문에 모르겠다는 답으로 일관했어요. 

 

구글코리아가 앱스토어, 인앱결제 수수료, 광고, 유튜브 구독료 등으로 국내에서 거둔 매출은 추정치인데 약 12조135012조 1350억 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추정 법인세는 5000억~60005000억~6000억 원 수준인데요. 그런데 구글코리아가 신고한 지난해 매출은 3653억원, 납부 법인세는 155155억 원에 그쳤어요. 

 

구글이 핵심사업 매출 대부분을 해외로 이전해 세금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구글은 세금 대부분을 아시아지역 데이턴센터가 있는 싱가포르에 내고 있습니다. 

 

2020년 국세청이 구글 서버가 해외에 있어도 국내에서 발행한 매출은 구글코리아 것으로 봐야 한다며 법인세 50005000억 원 부과했는데, 구글코리아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 진행 중입니다. 

 

과방위 국감에 구글코리아 대표 나왔는데, "구글플레이 계약 주체는 구글코리아가 아니다 보니 (앱스토어·인앱결제 매출액은) 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구글코리아는 광고 재판매 사업을 위주로 하고 있다"라고" 답하기도 했어요. 

 

대부분의 질문에 모른다고 답. 구글 유튜브 한국 매출액이나 유튜브 한국인 가입자수, 프리미엄 광고 가입자수 다 모른다고

 

국감에 출석한 김경훈 구글코리아 대표 [사진=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 이게 바로 조세원칙인데요. 국내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에게 이건 그냥 공염불인가 봅니다. 

이를 여러가지 방법으로 피해 가고 있는 다국적 기업에 대해 고정사업장을 한국에 두도록 하거나, 고정사업장의 개념을 좀 더 확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구글 같은 경우 고정사업장이라는 개념이 바로 서버를 어디에 두는 가인 데요. 세금이 저렴한 싱가포르에 서버를 두고 싱가포르에 세금을 내는 식이죠. 아니면 관세 개념을 활용해 인터넷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해외에서 수입한 서비스로 간주해 세금을 매기는 방법 등을 고민해봐야해요. 

 

구글코리아는 방통위가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 위반과 관련해 부과한 과징금 475억원도 수용하지 않고 글로벌 본사에 전달해 판단 맡길 방침.

 

이러니 구글한테 한국은 호구냐 이런 얘기 나오고 있습니다. 구글은 지난해 9월 미국 30여 개 주와 소비자가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 7억 달러 규모 합의금 마련했고, 유럽연합(EU)의 독점행위 제재에도 협조 중인데 한국은 만만했나 봅니다. 

 

이런 사례 중 하나가 국내 유튜버가 버는 돈에 대해 미국 시청자가 기여한 부분에 대해 구글이 바로 정보 발라내서 미국에 세금 내도록 했는데 미국 유튜버가 국내 사용자 덕에 번 돈에 대해서는 전혀 국내에 세금 안 내고 있어요. 지난해 우리나라 최고 인기 유튜브 채널은 미국 유튜버가 운영하는 미스터 비스트였는데, 국내에서 과세액은 전무한 거죠. 

 

관련글 더보기